장구

[스크랩] 설장구는 사랑의 서사시다

보고잡퍼 2009. 9. 4. 20:57

설장구는 사랑의 서사시다.

사랑이란 물론 정신적인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사람이 한 세상 살아가면서 보고 듣고 느끼고 머리로 생각하며 또 기억하고 잊어가며....

삶을 위해 마지막 남은 인간의 기쁨과 회한을 벗삼아, 과거를 잊고 미래를 꿈꾸는 지름길이 있다면 모두 그것이 무엇일까, 궁금하게 생각할 것이다.

또 시각적인 풍부함과 감각적인 기능의 만족감, 그리고 건강을 보존하고, 진심으로 위하고 싶은 누군가를 위해 살고자 한다면....

 좋은 놀이가 있다.

 

그것은 설장구다.

설장구는 반드시 가락을 먼저 알고, 그 다음 서서 가락을 연주하며 가락에 맞는 몸사위와 발림을 하는 것이다.

가만히 제자리에 서서 하는 것이 아니라,효율적으로 구성진 가락으로 기, 승, 전, 결이 결집된 작품을 만들어,

가락마다 알 맞는 동작과 손과 발과 팔의 움직임, 그리고 시선까지 완벽하고 적절하게 만든다음,

무대나 마당에서 어울리게 공간을 사용하며 연주한다.

동작을 많이 사용하면 설장구 춤 맛이 날것이며, 가락을 위주로 움직임이 적고 소담하게 연주하면 타악 설장구 맛이 날 것이다.

설장구는 어떤 설장구 맛이 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단 설장구 가락을 외우는 것이 중요하다.

 

가락을 외우면서 장단마다, 따와 기닥, 그리고 궁과 구궁, 기더궁, 열채와 궁채가 맛물리면서 오묘한 소리를 정확하게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

눈꼽만큼이라도, 강약이 다르거나, 한장단의 한배속에서, 각자의 음의 소리가 일치하지 않으면, 전혀 다른 소리로 만들어져 버린다.

설장구는 어차피 도제식이기 때문에 가락보만 가지고 배울 수 없다.

왜냐하면 ~

아무리 똑 같이 만들려고 해도, 어딘지 모르게 색이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요즘 공부하는 학생 중에서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다.

사람은 젊거나 나이가  많더라도, 언제나 똑똑한 사람은 반드시 생각하는 면이 남다르다.

젊은 시절 성공하기 위해 열심히 살다보니....

아무래도 정신적인 한가함이나 애틋한 추억거리 없이 살지 않았나 후회하며...과거를 되돌아 보기도 한다.

순간 순간 열심히 살았다 자부하더라도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적은 경우에는 ....많은 생각을 하며 고민하게 된다.

 

사회에서 성공적이고 열성적인 삶을 살다보니 아무래도 집에는 늦게 들어가는 날이 많을 것이고...

술과 또 피곤하다보니 적절치 못한 언사나 또는 무의식적으로 신경쓰지 못한 부분들이 있을 것이다.

결혼 생활을 하다보면 형제들 간에 일어나는 일들과 ,또는 시집사이에서 일어나는 모든 크고 작은 사건들이, 좋은 쪽으로 흘러간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

그런 것들을 계속 곱씹으며 살아 갈 수는 없다.

섭섭함과 피곤함과 원망어린 추억들이 내가 살아가는 장래에 무엇이 도움이 될 것인가?

모든 것을 끝장내버리겠다면 나는 말리고 싶지 않다.

그러나 ~

긍정적으로 세상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우리의 모든 희망을 기쁨과 충만함으로 채워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잊어버린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

제발~

잊는 연습을 하자.

좋은 일은 남겨놓고 섭섭하고 원망스런 일들부터 다 잊어버린다면...

아름다운 새로운 추억이 생겨나지 않을까 싶다.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다.

맨 처음 가슴설레이던 젊은 시절~

 

연분홍 치마저고리를 입은 고운 새색시와 ~

젊고 씩씩한 총각의 애틋한 눈길속에 사랑을 속삭이던 그시절~로 돌아가자....

물론 어렵겠지만...

.마음을 비우고...

연습 하면 안될 것이 뭐 있으리오...

설장구 가락 외우듯

한장단 한장단....

머리속에 좋은 기억으로 자리잡는 순간

예쁜 사랑의 서곡이 울려퍼지리~

 

세월이 흘러 백발을 흩날리는 동반자끼리도, 과거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서로 탓하며 아웅다웅 거릴때...

내가 생각하는 현명한 그 사람은 설장구를 배우면서....

그동안 잊고 살았던 연인의 상처난 마음을 다독이고 싶댄다.

바쁘고 힘들던 지난날의 아픔들을....

이제라도 함께하며, 설장구를 연주하며, 또는 함께 연습하며, 말을 주고 받으며,

또는 가락속에서 음과 양이 나플거리는 이심전심의 속삭임속에, 음양의 이치를 주고 받으며, 

히미해진 기억속에 얽힌 지난날의 슬픔과 눈물과 그리고 미안함들을 풀어내고 싶댄다.

얼마나 예쁘고 노련하고 또 현명하며, 눈물겨운 아름다운 사랑의 서곡이며 서사시인가 말이다.

더이상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이정도의 성의라면 설사 용서하지 못할 일을 했드라도....

피앙새여~

이제그만~

 

축복 해야 옳지 않은가~

 

취미가 다르다보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서로 아무리 금실좋은 부부라도 남남처럼 지내기 쉽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취미를 함께하다보면...

같이 웃고 떠들고 즐기고 또 이야기하며 공통적인 이야깃거리로 지내다보면....

하루종일 함께해도 지루하거나 싫증나지 않을 것 같다.

얼마나 좋은 생각인지~

그분은 이런 헛점을 간파하고...

미리 조심스럽게 피해가고자 한다.

쪽박을 깨지 말고 ~

 

연인들이여~

나이가 많거나 젊거나...

설장구를 배워보면 어떨런지~

특히 전설의 설장구는

가락이 워낙 멋지고 아름답고 깊은 맛이 있어 풍덩빠져 헤어나기 어려우니...

설장구는 사랑을 만들어 줄 서곡이며...

평생 동반자로 선택해도 너무도 멋진 예술이며, 아름다운 기쁨의 샘이 될 것입니다.

 

2008.9.5

강낭콩같은 예쁜 사랑의 결실을 얻길 바라면서...

글 박은숙

 

출처 : 설장구는 사랑의 서사시다
글쓴이 : 지평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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