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장구에서 홑가락과 겹가락
겹가락과 홑가락
올 겨울 선반 설장구 연수에서 가르침을 주신 윤중임 선생님은 모든 가락을 본인께서 겹가락으로 치셨고 그리고 겹가락을 강조 하셨다.
신기남님이나 김병섭님이나 김영태님이 치시는 오디오나 비디오에서 들리는 장구소리의
겹가락 이외에 근래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윤중임 선생님의 겹가락 소리는 나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오랜 세월동안 판굿에서 쌓아 녹아지고 또 무수히 많은 장단 장구를 치셨던 선생님의 겹가락 소리는 아주 힘이 넘치시고 깨끗했으며 군더더기가 없어 보였다.
얼마나 치면 저렇게 깨끗한 겹가락 소리가 날수 있을까?
겹가락과 몇 년째 씨름하고 있는 나에게 큰 숙제임을 다시금 느끼게 하면서도 또 한편으로 살아있는 동안 그런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내가 어쩜 행복하기도 했다.
자 우선 홑가락이란 궁이나 딱 덩의 소리라고 말하면 좀 이상 할까?
궁은 궁편을 한번 친 것이고, 딱은 열편을 한번 친 것이고, 덩은 궁과 딱을 같이 친 것이라고 할 때 여기서 때린다는 의미와 합의 개념의 설명은 미루고
처음 장구를 치게 되면 누구나 친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 그대로 칠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궁굴채를 가지고 궁편을 칠 때 궁소리를 제대로 내기위해 가죽의 탄력성을 느끼며 감아치고 풀어지고 끊어치는 감을 잡을때 장구의 고민 어쩌면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열채로 딱을 칠 때 열편을 세게 칠수록 더 빨리 열편에서 열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다가 속도를 낼 경우 오히려 엉키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고
열채를 눌러라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또다시 고민 아니면 매력에 빠질 것이다.
이렇게 홑가락을 치면서 우리는 장단의 종류와 장단의 길이 또는 배 그리고 가장 중요한 호흡을 배우게 될 것이다.
판굿에서나 영남가락을 칠 때 군더더기가 없어 보이는 홑가락 소리는 참으로 깊은 매력이 있다.
치면 칠수록 매력을 느끼는 가락인 홑가락 이 매력의 소리는 바로 씩씩하게 힘차게 밀어 눌러 부치는 열채에서 나는 소리와 힘을 빼서 오히려 힘 있는 소리를 내는 궁의 소리의 조화요 어울림이다.
어설픈 겹가락 소리보다는 깨끗하고 힘이 넘치는 배가 정확히 맞는 홑가락 소리에 더 많은 사람들이 한 표를 던지는 데는 그만한 충분히 이유가 있는듯하다.
한편 겹가락은 딱 대신 기닥, 그리고 궁 대신 구궁, 덩 대신 구덩, 궁딱 대신 구궁기닥을 치는 것이라 하면 좀 이상 할까요?
장구를 얼추 좀 치게 되면 기닥 과 구궁과의 만남은 피할 수 없으며 다른 사람은 다 되는데 나는 잘 안되는 것 같은 고민 또는 부러움, 어쩜 좌절을 느끼는 단계에서 이제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극복 할 것인가 기로에 놓이게 된다.
장구를 시작해서 끝이 보일지 안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이왕 시작한 장구라면 이제 이 구궁과 기닥을 해야 하는데 지난번 칼럼에서 이야기 했듯이
구궁에서 구는 음가가 없으므로 읏궁으로 표현하며 결국 이표현은 앞의 구는 열편에 대기만 하고 바로 궁을 친다는 개념이며,
기닥도 앞의 기를 치는 것이 아니라 열편에 기는 대었다 바로 이어서 딱을 친다는 개념이라고 다시금 강조 하고 싶다.
이 이유는 우리가 삼채 장단을 칠 때 예를 들어 더궁다 구궁기닥 구궁기닥 구궁기닥 이렇게 가락을 칠 수도 있지만 겹가락이 더 들어가면 더궁기닥 구궁기닥따 구궁기닥따 구궁기닥으로 칠 수 있어야 하는데 여기서 왠만하면 다 걸리게 된다.
이 가락을 깨끗하고 편안하게 칠 수 있기 위해서는 읏궁 읏딱 다시 말해서 대고궁 대고딱이 되지 않으면 표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울림에서 앉은반 장구가락을 치면서 결국 구궁기닥을 본인들은 구궁기닥을 치고 있지만 엄청 속도를 빨리 내면서 들리기에는 구궁딱으로 소리를 내게 됨으로 많은 사람들이 구궁기닥을 치면서도 구궁딱으로 들린는 것에 아무런 고민이 없던 것이 사실이었다.
다시 말해서 구궁기닥을 쳤으면 구궁기닥 소리가 나야하는데 그 소리가 안나도 아무런 고민이 없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옛 어르신들이 겹가락을 칠 때 가만히 들어보면 그분들은 정확히 구궁기닥소리가 깨끗하게 들린다는 사실이다.
더 나아가 구궁기닥따를 아무리 반복해 쳐도 편안하고 힘들지 않게 깨끗한 소리를 낼 수 있는 요즘 장구잽이를 정말 찾아보기 힘들다.
가만히 앉아서 겹가락 치기도 힘든데 선반설장구 동작을 하면서 겹가락을 친다는 것은 얼마나 험난한 길이 아니런가.
누구나 겹가락 흉내는 낼 수 있다.
허나 남들이 들어서 거참 겹가락 잘 친다라는 소리를 듣는다면 난 그 분이 바로 장구 명인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요즘 연습하고 있는 가락이 기덩더 구궁기닥따 구궁기닥따 구궁기닥따인데 궁편 열편을 오고 가며 연습할 때 끝부분에서 다시 처음으로 넘어 갈 때 자꾸 엉기는 내 모습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도전을 찾게 되었다. 결국은 호흡이었다.
윤중임 선생님에게 여쭈어 보았다. “선생님 꼭 겹가락으로 쳐야 하나요?”
선생님 왈 “홑가락은 흐름이 없다 딱딱하다. 겹가락을 치는 것은 몸과 조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겹으로 잡으면 오금과 호흡이 일치 된다”.라는 깊은 말씀이 아직도 내 귓전을 울리고 있다.
궁채 24박도 모두 기닥을 넣어 치시면서도 편안하고 속도의 자유로움을 느껴보시지 않으시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