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구

[스크랩] 장단의 개념

보고잡퍼 2013. 4. 21. 17:08
판소리의 장단
1. 장단의 개념 2. 판소리 장단의 종류 3. 고수의 구실 4. 추임새에 대하여
1. 장단의 개념 [목차] 판소리에서 "소리" 즉 인간의 성대를 울려서 나오는
음성이 살(肉)이라 한다면 장단은 판소리의 뼈(骨)라고도 할 수 있으리만큼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얼른 보기에는 고수(鼓手)가 소리에 맞추어
묵으로 반주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마는 사실은 그런 것이 아니라 고수가
장단을 짚어주지 않으면 가수는 입을 벌릴 수가 없게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장단이 판소리의 골격(骨格)이라는 비유는 결코 허황된 비유가 아닌 것이다.
따라서 예로부터 이 장단의 중요성과, 또 장단을 운용하는 고수의 구실을 중요시하여
"일고수 이명창(一鼓手二名唱)"이라는 말이 전해 오고 있는 터이다.
이 말은 곧 제아무리 천하를 울리는 명창이라 하여도 고수를 잘 만나지 못하면
자기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렇듯 고수가 맡아서 운용하는
장단은 판소리에서 결코 가볍게 보아 넘길 수 없는 구실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판소리의 장단에서 쓰이는 악기는 반드시 북이라야 한다. 그리고 북에도 이른바
소리 북이라 하여 판소리 장단에 쓰는 것이 특별히 있어서 꼭 그것을 써야만 한다.
따라서 장고는 판소리의 장단에 절대로 써서는 안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처럼
장단에 쓰이는 악기도 반드시 격에 맞는 것만이 허용된다는 사실은 곧 판소리 장단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뜻한다고도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장단에 쓰는 북이란 얼른
보기에는 가장 간단한 악기인 것 처럼 보이지마는 그 주법(奏法)은 매우 복잡하다.
즉 강유(剛柔)ㆍ명암(明暗)ㆍ강약(强弱)ㆍ고저(高低)·장단(長短) 등을 소리의 사설
(문학적인 내용)에 맞도록 연주하여야 한다. 게다가 장단은 가수와 완전히 호흡이
맞아야 하고 일호의 차착이라도 있으면 소리는 흩으러지고 마는 법이다. 뿐만 아니라
문학적인 사설의 내용에 따라서는 다양한 변주법(變奏法)을 구사함으로써 극적(劇的)인
효과를 나타내어야 하고, 또 소리의 음양(陰陽) 즉 소리를 밀고 댕기고 맺고 푸는
선율(旋律)의 기복(起伏)에 따라서 장단에 변화를 주어야 하기 때문에, 장단을 맡은
고수의 기능은 결코 가수의 기능에 뒤진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장단(長短)이라는 용어(用語)는 몇 가지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복잡한
개념을 갖는다. 우선 "장단"은 서양 음악에서 말하는 박자(拍子)라는 개념을 지니고 있다.
이를테면 "중머리"장단은 박자, "중 중머리" 장단은 박자와 같은 것이 다.
다음으로 "장단"이란 말에는 속도를 나타내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즉 같은 12박자일지라도 속도 이면 "중머리"가 되고 속도이면 중중머리가
되는 것과 같은 것을 뜻 함이다. 다음으로는 꼭 같은 박자와 꼭 같은 속도로
연주한다고 하더라도 강약이 다르면 장단의 종류가 달라지기도 한다. 즉 중중머리
장단과 "굿거리"장단은 박자나 속도는 꼭 같지만은 강약이 다르기 때문에 구별이
가능하게 되어 있다. 이렇듯 장단이란 말의 뜻은 박자와 속도와 강약의 차이를
구별하여 연주하는 판소리 음악의 하위 개념(下位槪念)의 장르 명칭이라 하겠다.
따라서 장단은 서방 음악에서 말하는 이른바 meter라는 개념보다는 불루우스ㆍ탱고ㆍ
폭스 트로트ㆍ왈쯔ㆍ스케이팅 왈쯔ㆍ폴카 등과 같은 무용 음악의 용어와 비슷한
개념을 지닌 말로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를테면 불루우스와 탱고는 박자와
속도는 같지마는 강약에서 두드러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전혀 다른 종류의 장르로
간주되는 것과 같은 것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판소리 장단의 종류 [목차]
우리의 전통 음악에는 위에서 말한 박자ㆍ속도ㆍ강약의 차이에 따르는 장단의 종류
이외에도 주법(奏法)과 용도(用途)에 따라서 복잡 다기로운 장단의 종류들이 있다.
그러나 판소리 장단에는 진양ㆍ중머리ㆍ중중머리ㆍ엇중머리ㆍ잦은몰이ㆍ휘몰이ㆍ엇머리
등 7가지 장단이 그 근간을 이루고 있다.
이 밖에 사람에 따라서는 세마치ㆍ단모리ㆍ휘중모리 등도 독립된 장단막?간주하기도
하나 본고에서는 위에서 든 7가지를 기본 장단으로 간주하고,
남어지 단모리ㆍ휘중모리ㆍ세마치 등은 기본 장단의 변주법(變奏法)으로 간주하려고
하는 바이다.

⑴ 진 양 사람에 따라서는 "진양조"라고도 하는 이 장단은 판소리 장단 중에서
가장 느린 장단이다. 이 진양의 기원에 대해서는 김 성옥(金成玉)이 창제하였다는
설화가 구전으로 전해 오고 있으며 이를 완성한 것은 송 흥록(宋興祿)으로 보는 이도 있다.
2) 또 전라도 민요인 육자백이에서 파생하였을 가능성도 고려할 수 있다고 보는 이도 있다.
3) 그런데 이 진양은 대개의 경우(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으나) 애원성(哀怨聲)이나
비조(悲調)를 띠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보았을 때 육자백이에서 파생하였을 가능성은 근거가 있는 고찰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진양은 6박(拍)을 한 각(脚ㆍ刻ㆍ角?)으로 하되, 이 6박을 4각으로 얽어서 24박 한 장단을 이룬다.
이제 그 고법(鼓法)을 정간보(井間譜)와 구음(口音) 및 5선보(이 보형 기보)로 도시(圖示)하면 다음과 같다.

이 경우 제 1각 제 1박은 한 장단의 시작이기 때문에 합창단(왼손 궁편과 바른손 채편을 함께 치는 것)
을 치고 제1각 제 2, 3, 4박은 왼손 궁편을 가볍게 짚는 기분으로 우리고, 제 5, 6박은 채편으로 반각 자리
(북통 꼭대기에서 약간 오른편으로 내려온 부분)를 "따악따악"친다.

제 2각의 제 1, 2, 3, 4박은 궁편을 짚는 기분으로 가볍게 울리고 제 5, 6박은 매화점 자리(북통 꼭대기
오른편 모서리에서 약간 안으로 들어간 부분)를 "딱따딱 딱딱"하는 식으로 친다.

제 3각의 제 1∼4박은 제 2각과 같고 제 5박은 채편은 온각 자리(북통의 꼭대기 중앙 부분)를
"탁"하고 세게 치면서 왼편 손바닥으로 궁편을 울리면서 바로 더 이상 울리지 않게 막아버린다.

제 4각의 제 1∼4박은 제 2각과 같고, 제 5, 6박은 왼손 궁편과 바른손 채편(매화점 자리)을
순서대로 "구궁딱 궁궁"하고 친다.

이렇듯 진양 장단에서 제 1각의 제 5, 6박을 "따악 따악"치는 것은 소리를 들고 나가기 때문에
받쳐 주는 구실을 하고, 제 2각의 제 5, 6박을 "딱따딱 딱딱"하고
치는 것은 소리를 달고 나가거나 약간 풀기 때문에 느추어 주는 구실을 한다.
그리고 제 3각의 제 5박을 "탁"하고 세게 치는 것은 소리를 졸라 떼기 때문에 맺는 구실을 하는 것이고,
제 4각의 제 5, 6박을 "구궁딱 궁궁"하고 울리는 것은 소리를 졸라 뗀 다음에 소리를 서서히 풀어 나가기
때문에 북도 풀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소리는 밀어서 들고 나가고 달거나 느추어서 다시 졸라 뗀
다음에 풀어 나가기 때문에 북 장단도 소리를 따라서 받치고(제 1각) 달고 (제 2각) 맺고 (제 3각) 푸는
(제 4각)한계가 분명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원리를 알지 못하고 소리야 어떻게 변화하던 기계적으로 24박을 무미 건조하게 반복하고 있는
고수를 보면 딱하기가 이를데 없다.

이렇듯 기계적인 고법을 "등(背)배(腹)를 뒤집는다"하여 창을 하는 사람은 질색을 한 지경이라고 불평을
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소리가 경우에 따라서는 24박을 채우지 못하고 18박에서 풀려 나가면
제 3각에서 풀기도 하고, 또 24박을 넘쳐서 30박이 되도록 계속 들고 나가거나 달고 나가서 맺거나 풀지
않으면 북 장단도 단독으로 맺어 버리거나 풀어 버리면 소리는 소리대로 북은 북대로 따로 따로 놀아서
결국 소리가 죽어 버리고 마는 결과를 가져다 주게 마련인 것이다.
그래서 고수의 구실이 중요하다는 뜻을 알 수 있으리라 믿는다.

⑵ 중머리 우선 이 장단의 명칭을 사람에 따라서는 "중머리"또는 "중모리"의 두 가지로 불러 왔었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으로는 고 박 헌봉(朴憲鳳)선생의 의견4)을 따라 중머리로 부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필자의 기억으로는 일반적으로 이 장단의 명칭을 "중모리"라 부르는 쪽보다는 "중머리"로
부르는 사람이 많다는 것과, 다음으로는 복합명사의 조어법(造語法)으로 보았을 때, "잦은몰이"나
"휘몰이"는 두 개의 품사의 어원을 밝힐 수가 있기 때문에 복합명사로서 그 성립이 가능하지마는
"중몰이"나 "중중이"라고 했을 때 "중"이니 "중중"이니 하는 낱말의 뜻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어원을 밝힐 수가 없어서 복합명사로 볼 수 없다는 이유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따라서 "중머리ㆍ중중머리"는 복합명사가 아닌 하나의 독립된 명사로 보고,
"잦은몰이"와 "휘몰이"는 복합 명사로 보아 어원을 밝혀서 표기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그리고 "엇머리"는 "엇몰이"로 어원을 밝힐 수도 있겠으나 장단의 성격으로 보아 "엇" "모"는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판소리 장단에서는 가장 이질적인 특징을 띠고 있기 때문에 복합 명사가
아닌 "엇머리"라는 독립된 명사로 표기하는 것이 좋으리라고 본다.
이 중머리 장단은 판소리 장단의 근간을 이룬다고 하리만큼 많이 쓰이는 장단으로서 그 고법을
정간보와 구음, 그리고 5선보로 도시하면 다음과 같다.
위에서 보듯이 중머리는 한 장단이 12박으로 되어 있으나, 3박씩 나누면 결국 3박 짜리 4각으로
구성된 장단이라 할 수 있고, 판소리 장단 운행의 원리인 '밀고 달고 맺고 푸는'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첫 3박은 '미는'소리로서, 첫박은 합창단인 '쿵'으로, 둘째 박은 음박(陰拍)으로서 '궁'을,
셋째 박은 '미는' 소리이기 때문에 반각 자리에서 '딱'을 친다.
다음 둘째 3박은 '다는' 소리로서, 첫박의 '궁'은 음박으로, 둘ㆍ세째 박은 '다는'소리이기 때문에
매화점 자리에서 '딱 따딱'을 친다. 다음 셋째 3박은 맺는 소리로서, 첫박은 음박으로 '궁'을 치고,
둘째 박은 '궁'을 치되 셋째 박에서의 맺은 박의 예비로 좀 강하게 울리고, 셋째 박은 '맺는 박이기
때문에 온각 자리를 세게 '탁'하고 친다. 이 때에 '맺은' 박의 효과를 더하기 위하여 왼손 바닥으로
'궁'을 울리자마자 더 이상 울리지 않도록 궁편을 막아 버리는 것으로 되어 있다.
넷째 3박은 '푸는' 소리로서, 첫박의 '궁'은 분명히 울려 주어야 푸는 소리의 감이 잡힌다.
또 둘째 박은 울리지 않고 손가락으로 짚어만 주고 셋째 박에서 '궁'을 울려서 완전히 푼다.
이상에서 설명한 것은 중머리 장단의 '원박'을 제시한 것에 불과하고 소리의 진행에 따서 여러 가지
변주법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대체로 판소리 작곡가들은 단조로운 '대마디
대장단'을 기피하는 경향이 농후하기 때문에 맺을 데서 맺지 않고 달고 넘어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같은 중머리라 할지라도 진양보다도 더 늦게 부르는 "늦은 중머리"가 있는가 하면, 오히려
'중중머리' 보다도 빠르게 몰고 나가는 '잦은 중머리'도 있어서 속도에도 변화가 많은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숙달한 고수일수록 이 중머리 장단을 제대로 치기가 어렵다고 한다.

⑶ 중중머리 판소리 장단에서 앞에서 말한 중머리 장단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것이 이 중중머리 장단이다.
대체로 명랑하고 우아하고 화려한 정경이나 심정을 표현하는 데에 많이 쓰이기 때문에 강약이나 주법이
다르기는 하지마는 '굿거리'장단이나 '살풀이'장단과 비슷한 효과를 가져다 주는 장단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굿거리'나 '살풀이' 장단은 무용곡으로 많이 쓰이는 장단이기 때문에 우선 중중머리 장단의
감정은 '춤추는'기분에서 잡는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중중머리의 기본 주법은 앞에서 말한 중머리와 마찬가지로 12박으로 한 장단을 이룬다.
그리고 밀고 달고 맺고 푸는 기능도 중머리 장단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속도가 중머리보다 빠르기 때문에 한 장단 안에서 네 가지 기능을 발휘하기 보다는 대체로
네 개의 악절(樂節)에서 그러한 기능들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곡이 짜여져 있음을 보는 경우가 많다.
이제 그 고법을 앞에서 보인 것과 같이 도시하면 다음과 같다.
이상과 같은 '원박'을 기초로 하여 첫째 악절의 9박에서는 반각 자리에서 밀어 주고, 들째 악절의
9박에서는 매화점 자리에서 달아 주고 셋째 악절의 9박에서는 온각 자리에서 맺어 주고, 넷째 악절의
9박에서는 뒷손으로 풀어 준다는 기분으로 짚어 나가면 대체로 어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밀어서 달지 않고 바로 맺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계속 달기만 하고 맺지 않을 경우도 있을 것은
예상해야 할 것이다.

⑷ 잦은몰이 앞에서 본 중머리나 중중머리에서 3박 4각의 12박이던 것이 워낙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4박 4각으로 줄어서 이루어진 장단이 곧 이 '잦은몰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그 명칭도 '잦게' '몰아'간다고 하여 '잦은몰이'로 불려진다고 보아서 '잦은머리'라 하지 않고
'잦은몰이'로 표기하려 한다.
역시 정간보와 구음과 5선보를 도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박은 장단의 시작임으로 합장단인 '쿵'으로 밀고, 둘째 박은 음박으로 '궁'을 손가락으로 짚기만
하여 달아 주고, 셋째 박은 '궁탁'으로 온각 자리에서 맺고, 넷째 박은 뒷손으로 '궁'을 내어 풀어 준다.
그러나 비록 '원박'은 이렇다 할지라도 실제 창에서는 달아 나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네 개의 악절을
하나의 단위로 보고 밀고 맺고 푼다는 생각으로 장단을 짚어 나가면 대체로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⑸ 휘몰이 이 휘몰이는 앞에서 본 잦은몰이를 빠르게 휘몰아 나가는 장단이다.
따라서 정간보와 구음은 잦은몰이와 꼭 같고, 다만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5선보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그러나 '원박'은 비록 그렇다고 하더라도 워낙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몇 장단씩 달고 나가다가 맺는 수가 많다.
따라서 앞에서 본 잦은몰이나 휘몰이는 달고 나갈 때에는 그제 '쿵 궁 궁 궁'으로 짚고만 나가다가 맺을
때에만 '탁'하고 맺는 식으로 나가는 수가 많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 합창단으로 '쿵'만 울리고 남어지
3박은 음박으로 짚기만 하기도 한다.

⑹ 엇머리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판소리에 쓰이는 장단 중에서 가장 이질적인 장단이다.
즉 판소리에서 쓰이는 장단은 대부분 3박자이나 이 엇머리 장단은 3ㆍ2ㆍ3ㆍ2라는 3분박이 2분박이
교대로 섞여서 10박으로 구성되어 있는 장단이다.
따라서 그 명칭도 어긋나게 나가는 머리라 하여 엇머리로 불렸다고 보인다.
우선 그 고법을 정간보와 구음, 그리고 5선보로 도시하면 다음과 같다.
제 1각인 첫 3박은 합창단으로 시작하여 소리를 밀고, 제 2각인 첫 2박은 반각을 처서 달아 두고,
제 3각인 둘째 3박은 맺은 자리이기 때문에 온각 자리를 처서 '탁'으로 맺고, 제 4각인 둘째 2박은 푸는
차례이리 때문에 뒷손으로 풀어 준다.
그러나 이 엇머리도 비교적 빠른 장단이기 때문에 달고 나가는 경우가 많음으로 악절이 흘러가는
가운데 밀고 달고 맺고 풀어야 할 때가 많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⑺ 엇중머리 엇중머리는 보통 속도의 6박으로 된 장단이다.
즉 첫ㆍ둘째 박은 장단의 머리이므로 합장단으로 시작하여 '쿵궁'으로 치고, 셋째 박은 반각 자리를 치며,
네ㆍ다섯째 박은 맺는 자리이기 때문에 다섯째 박에서 온각 자리를 '궁 탁'으로 맺고,
여섯째 박은 푸는 자리이기 때문에 뒷손으로 푼다.
따라서 엇중머리 장단의 고법을 정간보와 구음, 그리고 5선보로 도시하면 다음과 같다.
그런데 이 엇중머리 장단은 엇붙임이 없고 또 소리가 대체로 한 악절을 단위로 끊어져서 맺기 때문에
달지 않고 대마디 대장단의 원박대로 쳐지는 장단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판소리는 이 엇중머리 장단으로 끝을 맺는 것이 보통이고, 중간에도 더러 이 장단이
운용되는데 사설의 내용이 주저스러운 경우에 이 장단을 쓰는 것이 흥미로운 일이라 하겠다.

이상에서 열거한 7가지 장단 이외에, 진양을 빠르게 치는 장단을 '세마치'라 하고, 빠른 휘몰이 장단을
'단몰이'라고도 하며, 중중머리를 빠르게 치면 '휘중머리'라고 한다.

3.고수(鼓手)의 구실 [목차]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판소리는 결코 창자 한 사람의 독연 무대가 아니라
창자와 고수의 2인 무대이다. 따라서 예로부터 "창자(唱者)가 꽃이라면 고수는 나비다"라는 말이 있다.
과연 판소리 무대에 고수가 없어서는 나비 없는 꽃밭과도 같이 쓸쓸하기 이를데 없을 것이다.
그러나 꽃밭의 나비 구실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성실하고 엄격한 인격을 갖추어야 하고, 박력 있는
연기력을 지녀야 한다. 북채를 쥐는 법, 북통을 놓는 위치, 왼손을 쓰는 법, 바른 손과 팔을 놀리는 방법,
앉은 자세와 시선(視線)의 움직임 등에서 위엄이 넘쳐 흘러야 한다.
이러한 기초가 틀이 잡힌 연후에 다음에서 드는 갖가지 중요한 구실을 한몸으로 도맡아서 감당해 내어야 하기
때문에 예로부터 "일고수 이명창"이란 말이 생겨났다고 하겠다.

⑴ 반주자로서의 구실 고수는 우선 유능한 반주자로서의 자질을 길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에서 말한 장단의 '밀고 달고 맺고 푸는' 소리의 '생사맥'(生死脈)을 알고서
북채를 잡아야 한다. 게다가 '등배'를 가려서 북을 처야 음양이 뒤밖이지 않는 법이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각'이 생략되는데 '반각치기'로 응로를 할줄 알아야 하고, 까달스런 '붙침새'를
또한 가려서 북도 그것에 맞추어 치는 이른바 '딸아 치기'도 제대로 할 줄 알아야 한다.

⑵ 지휘자로서의 구실 반주나 해주는 고수가 지휘자의 구실을 한다면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일 것 같이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고수가 맡은 구실 중에 매우 중요한 창자를 이끌어 나가는 일이다.
창자가 창을 하다가 기운이 딸리던지 그 밖의 사정으로 소리가 처지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에는 고수가 처져가는 창을 맺는 자리에서 '거두어'주어야 한다.
그런가 하면 경우에 따라서는 창이 차츰 다부쳐져서 빨라지며는 '한배'를 '늘여'주어야 한다. 또 '추임새'를
통하여 흥을 돋구어 주기도 하고, 좋은 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소리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⑶ 상대역(相對役)의 구실 우선 고수는 소리판에서 한눈을 팔아서는 안되고 시선은 꼭 창자의 입이나 눈을
바라보게 되어 있다. 만일에 고수의 시선이 다른 데로 옮아가면 창자는 소리가 막히고 마는 법이다.
이것은 곧 창자와 고수가 호흡이 맞아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 창자가 고수를
보고 " 하였것다"하면 고수는 "아먼" 또는 "그렇지"하고 추임새로 대답을 해주어야 한다.

⑷ 효과(效果)나 조명(照明)을 대신하는 구실 서양의 연극 기술을 받아들인 오늘날에는 극적 상황을
돋보이게 하기 위하여 음향 효과나 조명을 이용한다.
그러나 판소리에서는 그런 것 없이도 북장단으로써 소리판을 어둡게도 하고 밝게도 한다.
또 요란스런 전투 장면도 실감이 나게 그려낼 수도 있다. 또 요란스런 전투 장면도 실감이
나게 그려낼 수도 있다.
이러한 효과는 고수의 '북가락'으로 이루어낸다.
흔히 '적벽가' 중에서 '적벽강 불 지르는데'에서는 "북통에서 불이 붙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말은 곧 북통에서 적절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고수가 피나는 노력 끝에 연마한 '북가락'
즉 변주법(變奏法)에 의존하지 않으면 안되도록 되어 있다.

⑸ 청중을 대변하는 구실 앞에서 판소리 무대는 창자와 고수 두 사람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청중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소리판이 살아날 수 있다고 한 바 있었다.
이 청중의 참여를 지휘하여 살아 있는 소리판으로 연출하는 구실을 맡은 것도 고수이다.
창자와 청주의 호흡을 맞추어 주고 소리판 전체의 분위기를 죽이고 살리는 것이 고수의 역량에 달려 있기
때문에 고수의 임무는 참으로 막중하다 할 것이다.
그래서 "창은 젊어도 명창이 나지마는 고수는 젊은 명고(名鼓)는 없다"는 말이 나왔다고 보인다.
한 사람의 힘으로써 이 세상에서 가장 단순한 악기인 북을 가지고 갖은 조화를 부려야 하기 때문에 그런
말이 나올 법도 하다고 하겠다.

4. '추임새'에 대하여 [목차] 이 추임새란 쉬운 것이 아니어서 결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질 수는 없다.
오랜 경험과 깊은 이해와 높은 감식안이 갖추어져야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추임새를 하는데 무슨 격식이나 법칙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마구잡이로 소리를
지르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일이라 하겠다.
우선 이 추임새는 "으이ㆍ얼시구ㆍ좋다ㆍ좋지ㆍ잘 한다ㆍ허이ㆍ그렇지ㆍ아먼ㆍ얼수ㆍ어디"등과 같은
말들을 적절한 순간에 소리 질러 가수의 흥을 돋구고 청중의 분위기나 감흥을 자극하여 소리판을 어울리게
하는 구실을 한다. 그러나 가수의 소리는 음악적인 특성이나 극적인 내용에 따라서 강약의 변화가 있기
때문에 이 강약의 변화에 따라 추임새도 자연히 강약과 고저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하겠다.
그 밖에 가수의 소리에 휴지가 있을 때에는 추임새로써 그 공간을 메꾸어 주어야 하고, 때로는 소리의
심각성을 살리기 위하여 북 장단을 생략하고 추임새로써 타고(打鼓)를 대신하기도 한다.
그리고 가수가 소리를 맛있게 만들기 위하여 한참 동안을 지수고 있을 때에는 좋은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추임새도 있다.



출처 : 이원태의 국악초대석~*
글쓴이 : 혼의가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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