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구

[스크랩] 풍물의 기본장단

보고잡퍼 2007. 6. 18. 20:21

 

 

풍물의 기본 장단

풍물이 무엇인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구구한 설명은 생략하고 바로 풍물의 기본장단을 공부하도록 하겠다. 전국에 많은 풍물이 있고, 많은 장단이 있고, 많은 장단 이름이 있지만 기본장단은 다음의 세 가지이다. 굿거리, 삼채, 이채가 그것인데 하나씩 익혀보도록 하겠다 (장단 이름은 호남 우도농악의 것을 대표명칭으로 삼겠다).

(1) 굿거리

따라하기 : / 경 -기 도 / 충 청 그르르 / 콩 나 물에 / 술한 잔 - //

굿거리는 느린 네박인데, 한박마다 몸안의 기운이 J 자처럼 아래로 내려갔다 위로 올라간다. 여러번 반복해서 따라하기를 바란다. 이 구음은 내가 굿거리를 배울 때에 진도 무속의 명인, 박병천 선생께 배운 것이다. 어느 정도 익숙해졌으면 다음의 설장구 가락을 들으면서 입으로는 구음을 계속 반복하기 바란다. 이 녹음은 이 수업을 위해 김덕수씨가 연주해준 것이다.

따라하다보면 점점 입이 바빠지다가 나중에는 어디에 '경'자가 떨어지는지 잃어버렸을 것이다. 그렇지만 정신을 바짝 차리고 여러번 반복하다보면 끝을 맞출 수 있다. 굿거리의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이처럼 가락이 복잡해진 것은 결국은 김덕수씨가 자신의 이야기를 단순한 데에서 복잡한 데로 몰고 갔다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그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듣는 것이다.

(2) 삼채
 

따라하기 :

/ 땅 도 / 땅 도 / 내 땅 / 이요 //
/ 만주 / 땅 도 / 내 땅 / 이요 //

삼채는 보통빠르기의 네박이다. 굿거리 때와 마찬가지로 여러번 반복해서 따라하기를 바란다. 이 구음은 내가 호남 우도농악을 배울 때에 우도농악의 대가인 정인삼 선생께 배운 것이다. 입에 어느 정도 붙었으면 다음의 설장구 가락을 들으면서 계속 반복해보자.

처음부터 가락이 현란하기 그지없다. 쉽게 포기하지말고 계속 반복해보자. 중요한 것은 내 몸의 끄덕거림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한 박마다 한번씩 끄덕일 텐데 이것을 '한배'라고 한다. "가락에 말리지 않고" 한배를 정확히 유지하며 장단의 첫박인 '머리'를 파악할 수 있으면 된다. 끝까지 따라갈 수 있으면 합격이다.

(3) 이채
 

따라하기 :

/ 달아 / 달아 / 밝은 / 달아 //
/ 이태 / 백이 / 놀던 / 달아 //

이채는 매우 빠른 네박, 또는 빠른 두박 중 편한 쪽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이 구음은 이런 구조를 익히기 위해 붙여본 것이다. 아마 사물놀이 공연을 본 사람은 이와 비슷한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별달거리에 나오는데 그 말은 대략 이렇다. "하늘보고 별을 따고 / 땅을 보고 농사짓고 / 올해도 대풍이요 / 내년에도 풍년일세 / 달아달아 밝은 달아 / 대낮같이 밝은 달아 / 어둠속에 불빛이 / 우리네를 비춰주네."

그런데 실제로는 그 말이 다 안들린다. 한배가 너무 빨라져서 혀가 꼬일 만큼 말이 바빠지기 때문이다. 그만큼 사물놀이가 격해지고 빨라졌다는 뜻이다. 우리 연습은 음절이 분명히 들릴 만큼 여유있게 하는 것이 좋다. 여러번 반복해본 후 다음 설장구 가락에 맞추어 연습해보자.

역시 후반에는 말이 바빠짐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장단의 머리는 쉽게 파악된다. 이채를 빠른 두박으로 파악하면 /달아 달아 / 밝은 달아 / 가 두박이 되는데, 김덕수씨는 연주할 때에 '달아 달아'에서 머리를 왼쪽으로, '밝은 달아'에서 머리를 오른쪽으로 돌린다. 나는 '달아 달아'에서 왼쪽 어깨를 올리고, '밝은 달아'에서 오른쪽 어깨를 올린다.

이로써 풍물의 기본장단 세가지를 익혔다. 모든 풍물 장단의 90 퍼센트는 이것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봐도 좋다. 다만 이것을 변형시켜 여러가지 다양한 장단형이 만들어지고, 이에 따라 지방마다 장단 이름이 다양하게 나타날 뿐이다. 장단 이름은 갈래가 다르면 역시 다르게 나타난다. 풍물의 굿거리는 판소리의 중중모리와, 삼채는 자진모리와, 이채는 휘모리와 유사하다.

마지막으로 김덕수씨의 설장구 가락을 모두 이어서 들어보자. 처음에 소리를 고르기 위한 다스름이 있고 이어서 굿거리, 삼채, 이채가 계속된다. 이제는 어디서 장단이 바뀌는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참고> 풍물과 농악

'그것'을 가리켜 지방마다 다양한 말이 사용되었다. 풍물, 굿, 풍장, 매구 등이 그 예다. 그런데 일제강점기 이후 농악이라는 말이 나타나 널리 사용되었다. 다음 장에서 살펴보겠지만 '그것'의 사회적 기능은 매우 다양한데 농악이란 말은 그 의미를 축소시킨다. 그래서 이 시간에는 풍물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
 

 

 

출처 : 풍물의 기본장단
글쓴이 : 세요고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