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통>을 통해 분석 평가한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1. 이승만 : 미국의 원조 덕분에 밥통을 마련한 노인네.
해외에서 독립운동했다는 이유로
전격 귀국하여 권력을 쟁취한 일은 즐거웠으나
굶주린 식구들을 먹여 살릴 밥통이 없어 노인장은 참담했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미국의 도움으로
겨우겨우 밥통 하나를 건졌다.
하지만 모리배들에게 둘러싸이는 바람에 귀와 눈이 어두워졌다.
그 와중에서 독재 권력과 장기 집권을 획책하다가
부정 부패의 심판대에 오르는가 싶더니
밥 한 끼 못 해 먹고 빈 밥통만 남긴 채
하와이 망명길에 올라야 했다.

2. 박정희 : 밥통에 밥을 담은 경제 개발 독재자.
총칼과 탱크를 앞세워 권력을 쥐고 보니
예상보다 가난한 집안의 가장임을 절실히 깨달았다.
밥통 안에 밥이 없었고 곳간은 텅 비어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철천지 원수 일본에게 손을 벌리거나
영원한 우방인 미국의 원조를 받아야 했다.
철권 통치와 18년 장기 집권 끝에 밥통에 밥을 그득 채웠다.
하지만 이승만과 다르지 않게 절대 권력에 눈이 멀었다.
자기 아니면 나라를 통치할 인물이 없다는 착각에 젖어 있을 때였다.
너무도 믿었던 야쿠자 졸개의 총에 맞아 숨을 거두어야 했다.

3. 전두환 : 넘치는 밥통 앞에서 잔치를 벌인 양아치 두목.
배운 도둑질은 언제가 써먹게 마련인가.
보스 박정희의 단점만 익힌 야쿠자 졸개이자
개똥별에 지나지 않던 그 양아치 두목은
자기 세력을 키워 가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박정희 유신 정권이 막을 내리던 순간부터
무력으로 최고 권좌에 오르는 길이 어렵지 않다고 판단했다.
탱크와 총으로 밀어붙여 권력을 쥐고 보니 살맛 나는 세상이었다.
커다란 밥통에 밥이 가득했고 곳간에는 쌀이 넘쳐났다.
야쿠자 졸개들을 모두 불러모아 흥청망청 배불리 나누어 먹었고,
짬이 나는 대로 곳간의 쌀을 퍼내다가 야쿠자의 비자금으로 만들었다.

4. 노태우 : 혼자 누룽지를 긁어먹은 어설픈 욕심쟁이.
양아치 두목이 권력을 물려주자 밥통 안부터 살폈다.
전임 두목 전두환이 졸개들과 잔치를 벌인 뒤끝은 썰렁했다.
밥통 안에 먹을 만한 밥은 없고 그저 누룽지만 남아 있었다.
곳간을 들여다봐도 쌀 한 줌 보이지 않았다.
남의 눈치를 보고 자시고 할 여유가 없었다.
식구들이 한눈 파는 사이에 남몰래 누룽지를 독식했다.
어설픈 물 태우가 비자금의 단맛을 즐기고
지나가자 빈 밥통만 남았다.

5. 김영삼 : 밥통을 팔아서 밥을 사 먹은 밥통.
여러 모사꾼들을 앞세워 담합한 뒤
최고 권좌에 올랐으나 집 안은 엉망이었다.
곳간에 쌀 한 줌은커녕 밥통 안에 누룽지도 없었다.
단 한 푼도 받지 않겠고 호언장담하며 팔을 걷어부쳤다.
구멍가게 한번 운영해 보거나 돈벌이 한번 해 보지 못하고
평생 정치 건달로 보냈으니 10년 뒤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었다.
40년 정치꾼 경험을 살린답시고 무작정 돌진했다.
외국인들에게 밥통을 팔아서 맛난 밥을 사 먹었다.
슬하의 자식은 아버지보다 더 현명(?)했다.
전두환, 노태우한테 배운 노하우를 충분히 살려 가며
아버지 뒤에서 작은 대통령 노릇을 했고
밥통 판 돈의 일부를 아버지 몰래 빼돌렸다.

6. 김대중 : 카드 빚으로 전기 밥통을 마련한 양심.
행동하는 양심을 자처하며 평생 야당 총재로 그칠 것 같던 분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정계 은퇴 선언을 뒤집고 다시 도전했다.
그런데 나이 일흔이 넘어 권력을 잡고 보니 죽을 맛이었다.
곳간에 쌀은 고사하고 밥통마저 팔아치웠으니 환장할 일이었다.
미리 준비하지 않고 최고 권좌에 올랐던 역대 통치자들이 너무 미웠다.
하지만 이대로 주저앉아 식구들을 굶주리게 할 수는 없었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밀어붙였다.
신용카드로 현금 서비스를 받아서
어렵사리 현대식 전기 밥통을 마련했다.

7. 노무현 : 전기 밥통만 믿다가 밥을 태워 버린 변호사.
말 많고 정 많은 변호사가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등장했다.
대통령이 되기 무섭게 부엌 안을 뒤지다가
일 년 전에 새로 장만했다는 전기 밥통 한 개를 발견했다.
성능이 의심스러웠으므로 우선 가동 테스트부터 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해 그랬던지 운이 안 좋아 그랬던지
꼬이는 매듭을 제대로 풀지 못했다.
식구들을 모아 놓고 너무 많은 말을 꺼내다가 타이밍을 잃었다.
110볼트에 사용해야 할 밥통을 220볼트 코드에 꽂았으니
누가 봐도 치명적인 실수였다.
밥이 몽땅 타 버리는 데 그치지 않고 밥통마저 절단나 버렸다.